재학생 일기

민사고의 주말_1학년 손OO

2026-06-02
작성자 입학관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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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의 금요일 오후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교정에는 묘한 긴장감과 설렘이 뒤섞입니다. 2주에 한 번 돌아오는 귀가주와 학교에 남는 비귀가주에 따라 우리의 주말 풍경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귀가주가 되면 학생들은 잠시 횡성을 떠나 각자의 집으로 향합니다. 현관문을 열 때 느껴지는 익숙한 공기와 가족들의 환대는 학교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나만의 공간이 주는 안락함을 다시금 실감하게 합니다. 그동안 참아왔던 배달 음식을 마음껏 먹고, 늦은 밤 편하게 끓여 먹는 라면 한 그릇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학교를 떠나 있어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가족의 온기 속에서 다음 2주를 버텨낼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반대로 비귀가주의 주말은 또 다른 방식으로 채워집니다. 교복 대신 편한 옷을 입고 운동장으로 나가 친구들과 땀을 흘리며 쌓였던 긴장을 풀어냅니다. 민사고 학생들에게 운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활력소이자 소통의 수단입니다. 가끔은 왕복 30분 거리에 있는 횡성 휴게소까지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가기도 합니다. 편의점 하나 없는 이곳에서 휴게소는 우리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입니다. 친구들과 나란히 걸으며 나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그곳에서 사 먹는 간식은 잔류 생활의 가장 큰 묘미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여유도 시험을 앞둔 주말이 되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바뀝니다. 학교 전체에는 가장 고요한 폭풍이 흐르고 평소 북적이던 운동장과 휴게소 가는 길은 텅 빕니다. 모든 발걸음은 면학실로 향하고 그곳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가득 찹니다. 수백 명의 학생이 한 공간에 있지만 들리는 소리는 책장 넘기는 소리와 펜촉이 종이를 스치는 소리뿐 입니다. 누군가는 이 고요함이 숨 막히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 적막은 학생들에게 서로의 치열함을 확인하는 또 하나의 응원입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우리가 각자의 산을 넘고 있구나.” 그런 동질감이 우리를 다시 책상 앞에 앉게 만듭니다.

민사고의 주말은 단순한 휴식의 시간이 아닙니다. 언제 쉬고 언제 달릴지를 스스로 선택하며,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밀어내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민사고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곳에서의 주말은 고립이 아니라 독립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입니다. 스스로를 통제하며 얻어내는 성취감, 그리고 그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다면 어떤 치열함도 결국 즐거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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