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일기

06_민사고의 밤, 1학년 집중자습_잠과 싸우며 나를 만든다_1학년 손OO

2026-07-09
작성자 입학
310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는 순간, 쓰러지고 싶은 맘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이어진 수업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그 시각, 저희에게는 아직 하나의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집중 자습입니다.

집중 자습은 1학년을 대상으로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1자습에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스스로 자습 습관을 만들기 위해 몸이 익히도록 설계된 민사고만의 시스템입니다. 저는 처음에 PHGL 이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갔었습니다.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가야 하니까 갔었습니다. 그리고 자습실 의자에 앉는 순간, 눈꺼풀이 내려왔습니다. 졸음과의 전쟁은 생각보다 훨씬 치열했습니다.

처음엔 잠깐 엎드리면 오히려 더 개운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지내다 보니 그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잠을 덧댈수록 머리는 더 무거워졌고, 눈은 더 감겼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그냥 일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자습실 한 켠에 서서 책을 펼쳤습니다.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서 있으면 신기하게도 잠이 달아났습니다. 그래도 버티기 힘든 날엔 세면대로 가서 찬물로 세수를 했습니다. 거울 속 제 얼굴에 물방울이 흘러내릴 때,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억지로 버티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면서 보낸 한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자도 피곤하고, 안 자도 피곤하다면, 차라리 제대로 하자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뭔가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잠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오면 자야 하는 것, 제 의지 밖의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소중해지니까, 자연스럽게 잠을 다루게 됐습니다. 억지로 시작한 집중 자습이 어느새 제 하루의 리듬이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조는 날이 있습니다. 완벽하게 체화했다고 말하기엔 부끄러운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민사고의 집중 자습은 완벽한 집중을 요구하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붙잡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민사고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처음엔 PHGL 때문에 억지로 나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서서 공부하는 자신이 우스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 시간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잠보다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걸 스스로 깨닫게 될 테니까요.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