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일기

혼전신성문화_3학년 김OO

2026-07-13
작성자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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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등학교의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먼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복을 입고 생활하며 예절을 익히고, 국궁과 전통
무예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일상 속에는 우리 민족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하려는 학교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몸으로 익히고 가슴으로 느끼는 민족주체성
교육은 과거의 형식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학생들이 전통적인
가치를 삶 속에서 실천하도록 이끄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민족주체성
교육은 혼정신성 문화입니다. 혼정신성문화는 학생들이 효와 감사의 정신을 가장 가까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입니다. 저는 재학생의 입장에서 혼정신성 문화를
조금 더 생생하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혼정신성은 밤에는 부모의 잠자리를 보아드리고 이른 아침에는 부모의 밤새 안부를
묻는다는 뜻으로, 부모를 잘 섬기고 효성을 다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부모의 대한 공경을
바탕으로 하는 행위이며, 이러한 효사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가장 으뜸되는
덕목으로 중시된다고 합니다. 민사고는 기숙사 학교이기에 매일 부모님을 직접 뵈어서
아침저녁으로 혼정신성을 드리긴 어렵습니다. 대신 매일 아침마다 심신 수련 시간에
교훈을 외우고 선생님을 부모님 삼아 절을 해서 멀리 계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저녁에는 9시에 점호의 개념으로 혼정을 하는데 이때 남녀 따로, 1학년은
2학년과 같이, 3학년은 따로 사감선생님과 혼정을 진행합니다. 혼정시간에는 사감선생님과
입법, 사법, 행정의 학생자치위원회의 공지가 이루어지며, 이외에도 여학생 혼정 때는 생일인 친구들에게 다같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얼마전 생일이어서 친구들에게 생일축하를 받았는데, 벌써 세 번째이자 마지막 축하라고 생각하니, 기쁘면서도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후에는 사감선생님께 “사랑합니다, 안녕히계세요”라는 말과 함께 절을 합니다. 사감선생님은 기숙사에서 부모님과 같이 학생들이 믿고 따르는 존재입니다.

혼정시간에 학생들은 자신의 친부모님과 기숙사에서의 부모님에게 모두 절을 올리는
셈입니다. 저는 이 학교에 처음 와서 혼정을 진행할 때 당시 2학년 선배님들이 갑자기
혼정이 끝나고 절을 해서 놀랐습니다. 민사고에 혼정신성 문화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절까지 올리는 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절이 명절에만 하던 것이다 보니까
어색하기도 했는데 금새 적응되어 혼정신성을 지금까지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혼정시간은 1자습시간과 2자습시간의 사이인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인데, 사감선생님과의
혼정시간이 끝나면 학생들은 이 시간에 친구들과 휴식을 취하거나 각종 동아리나 학생회,
또는 프로젝트 모임/업무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혼정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혼정빵인데, 전문 제빵사 선생님께서 매일매일 다른 혼정빵을 만들어주십니다. 혼정빵과
함께 우유를 마시는데 매주 목요일에는 바나나, 초콜릿, 딸기 우유 같은 유색 우유도
나옵니다. 혼정빵은 정말 맛있습니다. 민사고에 오면 많은 학생들이 1학년 때 살이 잠시
찌고는 하는데 혼정빵도 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쪘던 살은 많은 활동량으로 인해
금방 빠집니다.

민사고에 오지 않았더라면 혼정신성 문화가 무엇인지 잘 몰랐을 것 같은데, 학교에서 이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부모님에 대한 공경과 효의 실천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졌던 절 한 번이 어느새 하루를 시작하고
정리하는 익숙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혼정신성은 거창한 말로만 배우는 전통이 아니라,
매일의 생활 속에서 몸으로 익히는 민사고의 소중한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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