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일기

1학년 영어 수업_1학년 손OO

2026-10-20
작성자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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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년 동안 영어 시간에 가장 많이 한 것은 문법 문제를 풀고 단어를 외우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영어로 제 생각을 말해 볼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민사고에 처음 입학해 맞이한 영어 수업 첫날은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선생님께서 영어로 질문을 던지시고, 학생들이 영어로 답하고, 토론까지 영어로 이어지는 풍경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민사고의 영어 수업은 제가 알던 영어 수업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영어 지문을 읽고 제 생각을 영어로 말해야 했고, 선생님의 질문에도 영어로 답해야 했습니다. 영어로 글을 쓰고 발표하는 수업이 있었고, 지문을 영어로 분석하는 수업도 있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EOP 규정에 따라 AP Chemistry와 같은 다른 과목의 수업도 영어로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어로도 생소한 화학 개념을 영어로 처음 접해야 했던 것입니다. 내용도 낯선데 언어까지 낯선, 이중의 부담이 처음에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장 답답했던 순간은 토론 중에 찾아왔습니다. 분명히 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머릿속에는 생각이 가득한데, 그것을 표현할 영어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말문이 막힌 채 친구들의 시선을 느끼며 가만히 앉아 있던 그 순간의 답답함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답답함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그날 떠오르지 않았던 단어와 표현을 찾아 공책에 적어 두었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쌓아 가는 일이었습니다. 다음 토론에서 그 단어를 직접 써 보았을 때의 뿌듯함이 다시 공책을 펴게 하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변화가 생겼습니다.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영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토론 중에 필요한 단어가 바로 떠오르는 순간이 조금씩 늘어났고, 말하면서 다음 문장을 구상할 여유도 생겼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도 입학 첫날 말문이 막혔던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분명히 다릅니다. 저는 이 변화가 민사고 영어 수업이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사고의 수업은 한국 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말문이 막혔던 그 순간이 부끄러웠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답답함이야말로 저를 성장시킨 가장 강력한 자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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